본문 바로가기
건축 TIP

[목구조 정보] 목조주택에 쓰이는 못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by WITHHEIM 2021. 6. 14.

내 생각은 집을 짓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공구나 재료에 대해선 잘 알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매일 접하고 사용하는 재료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있고, 또 아무런 궁금증도 없이 사용하고 있다면 그건 시키면 아무 생각없이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로봇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작은 의미라도 붙이려면 자신이 다루고 있는 공구와 재료들에도 가치 부여를 해야만 한다. 적어도 가치가 있는 재료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에 따라 저절로 얻어지는 가치라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목조주택은 표준화된 목재와 그 목재들을 이어주는 못이 기본 자재이다. 사실 요즘 사용하는 것 같은 못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목조주택이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못은 목조주택의 역사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재료이다. 그러면, 우리는 못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마도 크기를 나타내는 "d"라는 명칭이 화폐의 단위인 데나르 라는 것에서 나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녹이 잘 슬지 않기 위해선 용융아연도금을 한 못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것도 당연히 알고는 있을 것이다.

그럼 그 못들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대로 사용 방법에 대해선 알고는 있는지? 부끄럽지만 나도 잘 몰랐던 부분이다. 그저 사용처에 따라 크기가 규정되어 있다면 거기엔 합당한 이유가 있겠지 하고 넘어갔던 부분이다.

어제 종일 들여다보고 있던 파인홈빌딩에 관련되는 내용이 있었다.

이런 발견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좋다. 뭔가 빠져 허전했던 부분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다. 못의 사이즈가 정해진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단 그림 먼저 보면서 이게 뭘까 하고 생각을 해 보시길... 자신이 먼저 스스로 생각을 해 보고 난 다음에 얻은 정보이라야만 기억이 오래 남는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운데 그림이다. 두 가지를 설명해 준다.

먼저 동그라미가 겹쳐져있는 부분은 전단력, 즉 옆으로 밀리는 힘에 대한 저항력은 못의 두께의 최소 6배이상 깊이로 박혀 있어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얕게 박히면 밀리는 힘에 쉽게 뽑아져 버린다는 얘기이다.

두번째는 빨간색 화살표 부분에 대한 설명, 수직으로 뽑히는 힘에 최대한 저항하기 위해선 부착되는 나무두께의 2배 길이 정도는 더 깊게 바탕재에 박혀야만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옆으로 비스듬히 박히는 토네일링에도 적용이 된다. 오른쪽 그림이 그 설명이다. 30도 각도로 1/3은 위쪽 나무에 남아있도록 박아준다.

위의 설명만 가지고 생각을 해 보면 목조주택 골조를 만드는데 쓰이는 투바이 계열의 구조재의 두께가 38밀리미터이니 그 세배인 114밀리미터 길이의 못이 뽑히는 힘에 가장 적합한 길이 일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16d(89mm)나 12d(83mm) 못들을 사용한다. 거기에도 아마 이유는 있을 것이다. 주로 위에서 내리 누르는 힘이 작용하는 곳에 사용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어쨋거나 규정에선 짧아진 못의 길이에 따른 부족한 부분은 못을 박는 간격, 못의 갯수로 보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못의 길이를 규정하는 IRC 규정은 R 602.3 항목이다.

거기에 보면 10d에서 16까지 부위에 따라서 못의 길이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빌더들도 긴못을 써야 하는지 짧은 못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는 모양이다. 어떤 사람은 89mm를 고집하고 또 어떤 사람은 83mm를 선호한다. 6mm의 길이 차이가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은 없다. 전체적으론 못의 길이는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인 반면 못을 박는 간격에 대해선 좀 엄격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못 박는 것 하나만 가지고 따지고 들어가자고 해도 갈 길이 멀다. 손에 망치나 못총을 들고 사는 빌더라면 저런 내용 정도는 알아두고 못 하나도 매우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요즘 현장에 나가보면 주변에 버려진 구부러진 못들이 많은 현장들이 있다고 한다. 못도 품질이 좋은 정품이 있고 짝퉁도 있는 모양이다. 가격에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가장 기본적인 자재를 짝퉁으로 쓸까? 못에 대해 잘 몰라서 발생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작은 것 하나라도 제대로 된 것을 쓰는 것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높이는 기초적인 부분이 아닐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