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글을 쓸때는 현실과 너무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환기 구멍이나 컨트롤 조인트 하나 없이 쌓아 올린 벽돌 벽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너무 앞서가는 섬세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바른 것,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비교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또 홀로 외쳐본다.
"이렇게 좀 해 보세요." ... 너무 약한가?
"이렇게 좀 합시다."
일단 기초부터 설명하자면 요즘은 모든 벽들이 다중벽체이다. 벽돌집이라고 해도 예전처럼 벽돌만 잔뜩 넣어서 통체로 쌓지 않는다. 대개는 안쪽에 목조나 콘크리트등의 진짜 구조용 벽체가 있고, 그 바깥에 약간의 공간을 두고 벽돌을 쌓아 올려 외부에서 보이는 벽돌 집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치장벽이 세워진다. 단열재도 들어가야 하고 집도 좀 높게 만들고 하기 위해선 하중을 받는 본 벽체와 외양을 담당하는 외부 벽체가 분리 될 수 밖엔 없다.
벽체가 이중이 되면 예상치 못한 한가지 장점이 생겨난다. 외벽에서 비와 같은 물을 처리를 해 주기 때문에 안쪽 벽체는 뽀송뽀송해진다는 것이다. 최근에 발견된 것이 아니고 2000년전에 로마의 건축가 비투루비우스가 발견했다. 그는 벽체가 습하다면 이중 벽체를 만들 것을 권하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무조건 안벽이 뽀송해지는 것은 아니다.
외벽쪽에서 물 처리가 제대로 이뤄져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벽돌 치장벽을 이루는 벽돌과 시멘트 몰탈이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고,
가끔 생기는 틈새와 크랙 등으로 인해서 빗물이 외벽 뒤쪽으로 스며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물이 안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배출이 되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윕홀(눈물구멍)이고 에어벤트 이다.
목조주택 짓는 빌더들이 얘기하는 레인스크린과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아래 사진 같은 것을 보면 하자라고 팔짝 뛰는 분들도 있겠지만 하자가 아니다.
윕홀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 사진 보고 깜짝 놀랐다. 물이 많이 나와서가 아니라 윕홀이 독특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못보던 방식이다. 그래서 찾아봤다. 인터넷 세상 ~ 좋은 세상~.
선진국의 건축들은 점점 더 섬세해져 가는 것 같다. 전엔 좀 간과하던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이젠 더 세밀해 진다. 반도체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위에 나온 윕홀은 예전에 사용하던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기존에 에어벤트를 윕홀로도 사용하던 방식은 설치되는 높이가 아래 몰탈의 위쪽이기 때문에 그 뒷면에 물이 고인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좀 더 잘 알 수가 있는데 에어벤트를 윕홀로 사용을 하게 되면 그 높이가 아랫면보다는 벽돌의 윗면에 맞춰진다.
(아래 사진의 에어벤트는 벽체 안쪽을 들여다보기위해 잡아뺏다 넣는 과정에서
좀 찌그러지고 주변이 좀 깨졌다. 감안하시길)
그래서, 위와 같은 에어벤트가 아니라 윕홀 전용 재료나 아니면 에어벤트 재료일지라도 좀 더 길게 잘라서 아래와 같이 설치를 하는 것이 물을 제대로 배수되게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몰탈아래 플래슁면까지 배수면이 낮아져야만 한다.
하지만, 저 정도 폭으로는 배수에 성이 안차는지 추가로 개발된 것이 아래와 같이
아예 몰탈면에 수평으로 깔아서 설치하는 윕홀이다. 배수 능력이 서너배 증가했다.
여기서 아래 그림을 가지고 정리를 좀 하자면 윕홀은 기초면에 맞춰서 설치되어 물을 빼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이고, 벽체의 중간부분에 설치되어 환기를 시키는 것은 에어벤트이다. 이 두가지가 벽돌벽엔 있어야 내벽을 제대로 보호할 수가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빼먹을 수 없는 부분이 저 그림들에서 보라색으로 나온 부분이다. 플래슁, 이것도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물이 집안쪽이 아닌 집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를 해주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현장 모습을 보면 요즘 쪼금 에어벤트를 사용하는 곳들이 눈에 띈다. 더 많은 현장에서 저런 재료들이 사용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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